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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저 먼 앞산에서 달려온 까만 바람이
비 한 자락을 비스듬히 뉘이며 내리고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 가슴 밑
바닥으로부터 끓어 올라
겹겹 우리 안에 갇힌 맹수처럼
방안을 왔다갔다 어슬렁거리다
이 감정을 말로 하는 것보다 쓰는 것이
훨씬 났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씁니다
사실은 그대 눈을 마주 보며 아직도
그대 원하는 맘 가득함을 말하며
그대 눈동자에 티끌만큼이라도
애틋함이 있는지 확인하며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그대가 너무 멀리 갔음을 알기에
이렇게 글로라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지금도 전화벨 소리에
그대일 거라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이며
언젠가는 당연히 다시 올 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이유도 모르겠어요
오늘처럼 비가 숨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날은
왜 이리 가슴이 젖은 종이처럼
미세한 입자가 되어 흩어지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이들도 이런 마음이 있을까요?
나만 유독 그리움에 떨고 있는 것일까요
그대를 잃고 싶지 않아요
늘 같이 하고 싶은 생각이
나로 하여금 이 편지를 쓰게 하니
설령 이것이 마지막 편지가 될지라도
아직도 그대 사랑함을
정말 그대가 알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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